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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끌모아 부동산

[신혼집 전세 구하기] 서울에서 살기 프로젝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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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집 전세 구하기] 서울에서 살기 프로젝트 1

“임대차법이 우리를 궁지로 몰고 있어요”···신혼부부의 눈물 [서울경제] “들어갈 곳 자체도 없고, 그나마 한두 개 나온 매물은 가격이 말도 안 되게 비싸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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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부동산 중개인을 만났다. 우리와 같은 밀레니얼 세대에 속하는 이 중개인은 예랑이가 예상했던 것처럼 신혼부부의 감성으로 전세 물건을 소개해줬다. 두 곳을 보여줬는데 처음 본 집은 세입자가 신혼 부부였기에 흡사 모델하우스 같은 느낌으로 마음에 들었다. 2층, 거실이 남향 그리고 화장실에 드디어..! 샤워 공간이 있었다. 전세 가격은 2억 6천.

신혼 부부의 감성에 매료되다.


투룸 중 하나가 미닫이문 형식이었다. 현재 살고 있는 신혼 부부가 예쁘게 꾸미고 살고 있으니, 미닫이문 또한 괜찮아 보였다. 단, 걸리는 조건은 입주 시기. 입주 가능일이 본식 이후라는 점이었으나 이것 또한 감내해보자라는 마음이 들 정도로 집이 괜찮았다. 작은 공간이었지만 미니 부엌도 ㄷ자여서 공간 활용도가 괜찮아 보였다.

하지만 무엇 때문일까? ‘이 집이다!’라는 느낌이 서서히 사그라들었다. 막상 집이 7-80% 마음에 드니 주변 환경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서울에서 살기 프로젝트 1>에 기록한 고만고만한 집을 6곳 보고 나서인지 유난히 이 집이 괜찮다고 생각한 것은 맞지만 모든 가전제품과 가구들이 없다고 상상하면, 구조는 이전 집들과 비슷했다. 곰곰히 집을 들여다 보면서 어쩌면 현재 살고 있는 세입자 라이프스타일의 차이로 집을 평가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내가 전철로 출퇴근을 해야 하기에 전철 위치 또한 중요했는데, 생각보다 가깝지 않았다. 그리고 예상은 했지만 여전히 창문을 열면 트여 있는 공간이라고는 빌라와 빌라 사이의 간격 뿐.

나무 한 그루라도 보였으면 좋겠다.


그렇다. 나는 창문을 열었을 때, 갇혀 있는 느낌이 아닌 조금은 눈의 피로를 덜어낼 뷰에 대한 니즈가 있었던 것이다. 사실 신혼집 전세를 구하면서 우리는 집vs환경이냐를 두고 여러 번 의견이 바뀌었다. A동네에서는 환경이 좀 그러니까 집이 아늑하기만 하면 된다고 얘기했고 B동네로 발품을 갈 때면 거주 환경이 좋으니 집이 코딱지만해도 꾸미면 괜찮을 거라고 신나했다. 막상 신혼집을 구하려고, 우리 인생의 첫 걸음을 내딛는 중요한 그 집을 구하려고 돌아다녀보니 의식주 중에 주가 얼마나 중요한지, 내가 어떤 것에 가치를 두는지 알았다.


적은 예산에 욕심도 많다고 할 수 있겠지만 구하면 얻으리라는 믿음으로 다른 집을 보러 갔다. 그 집은 에어컨/인덕션/세탁기가 옵션이었으나 우리가 고려하지 않았던 동네였기에 빠르게 보고 말았다.

이렇게 하루 종일 여름 휴가를 반납하고 8곳을 보고 난 뒤, 마지막 약속한 부동산 중개인을 만나기 위해 다시 길을 떠났다. 운전하느랴 지친 예랑이와 설레는 마음이 체념으로 바뀌고 있던 나에게 희망 같은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마지막으로 만날 그 중개인이었다.

“1시간 전에 뜬 물건이 있어요.
이거 무조건 하셔야 해요.
빨리 오세요!”


반신반의했지만 확신에 찬 그의 목소리를 듣고 우선 달려갔다. 이제 드디어 마음에 드는 신혼집을 구할 수 있을까 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그를 만나러 갔다. 다른 변수가 생길지 꿈에도 모르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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